이른 새벽 잠에서 깼다.

간밤의 꿈이 머물다 흩어진다.

 

그새 아침이 추워졌네

팔다리에 매달린 찬 공기를 털어낸다.

 

일 인분의 면을 삶으며

끓어오르는 거품을 응시하다가

접시를 꺼낸다.

 

불은 일부러 꺼두었기에 방이 어둡다.

다시 잠들면 좋은 꿈을 꿀까.

 

한 젓가락 드는 새 

어느새 불어난 찬 공기가

벌거벗은 몸을 끌어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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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든 네 머리카락을 헤쳐

내가 들어갈 자리를 마련해줘

 

달도 잠든 밤

장난인듯 몰래 들어갔다가

 

날아다니던 네 꿈을 헤쳐

네 꿈을 마구 헤쳐

 

나와 사랑하는 장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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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오후

 

이력서를 쓰며 과거를 되짚는다.

지나온 과거는 나를 내리치고 무너뜨리고

바다 가장 아래로까지 밀어넣어 그 속에 부유하게 만들었지만

 

누가 그랬을까. 멀리서 보면 희극이라고.

 

 

빗소리가 들린다. 

노크하듯 고요를 두드린 소리에 

시선이 따라간다.

 

비오는 날이 좋다.

창 밖으로 내리는 비가 좋다.

 

천장에 숨겨놓은 바닐라 라떼를 꺼내 작은 컵에 부으면서

새삼 좋은 선물을 해주었구나 하고

감탄하면서도 마음에 생긴 작은 소용돌이가 애달프다.

 

 

 

다시 책상에 앉으며 생각한다.

 

인간과 사회는 하나의 유기체로 움직이니까

 

누군가가 쓰는 지출을 누군가는 수입이라 부르고

누군가가 죽어갈 때도 누군가는 그것을 위해 일하고

누군가가 부르는 노래를 누군가가 이렇게 비오는 날 듣는거겠지.

 

그러니까

 

그 관계 속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포착하여

열심히 사는 사람에겐 늘 기회가 있겠지.

지는 법이 없겠지.

 

그러니까 나도 할 수 있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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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lking through the night 곁에 함께

존재했던 그대 뒷모습이

아직도 내게는

달콤했던 순간인지, 긴 악몽인지

어지럽게 날 뒤흔드는 가위처럼

혼자서는 잠이 들고

깨기가 예전처럼 쉽지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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옅은 슬픔이 방을

가득 메울 때쯤

알고있었다는 내게

기대 춤 추네

나는 무너져 가네 yeah uh

 

But little by lit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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