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제 겨우 사춘기에 들어선 할렘가의 초딩들이 삐에로 하나 다굴로 조지는 영화.
2. 영화에선 각 인물들마다 마주하는 공포 장면이 다른데,
이는 그 인물의 과거 경험과 트라우마와 관련있다.
3. 주인공인 빌은 죽은 동생의 귀신과 마주친다.
동생은 죽었을때와 마찬가지로 노란 우비를 입고 있다.
사랑하는 동생을 환상으로나마 마주친 빌은 매우 반가울테지만
이윽고 노란 우비 속 끔찍한 괴물 형상으로 변한 동생을 마주한다.
죽은 동생을 지켜내지 못했다는 죄책감.
자신을 기다렸다며 형을 계속 부르는 동생은 그것을 유발한다.
꿈에서라도 보고싶던 동생이 괴물로 변한 빌의 마음은 어땠을까.
4. 여주인공인 베벌리는 최근에 초경을 하였다.
변태같은 아빠랑만 살아서 보호해줄 여자 어른이 없는 베벌리는
마트에서 혼자 숨어서 생리대를 구입한다.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소녀에겐 갑작스레 찾아온 몸의 변화와
이를 축하하고 지도해줄 여자 어른이 없다는 건 명백한 두려움이다.
또한 친아버진지 의붓아버진지 모를 사람의 변태같은 손길이 끔찍한 베벌리는
긴머리를 짧게 자르며 자신의 여성성을 지운다.
그래서 그녀의 공포는 욕실에서 피와 하수구에 버린 머리카락이
점점 자라나 폭발하듯 쏟아 오르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5. 어릴적부터 몸이 약했던 에디는 항상 자기가 병에 걸릴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있다.
그에겐 종기와 병균 가득해보이는 좀비같은 존재가 다가온다.
6. 어릴적 화재 사고로 부모님을 잃은 마이크는
자신이 먼저 탈출해버려 문 안의 부모님을 구하지 못했다는 죄책감을 안고산다.
그래서 그는 문 사이로 삐져나온 불타는 사람의 손들과 자신을 찾는 목소리를 듣는다.
7. 영화에서는 특히 조력자로서의 '어른'이 등장하지 않는다.
오히려 부모가 나오는 장면을 으시시하게 꾸며 공포의 대상으로 비춘다.
그 나이대의 어린 아이들에게 올바른 방식으로 사랑해주지 않는 부모는 두려움의 대상이다.
가장 보호받아야할 가정에서조차도 안도감을 느낄 수 없는 아이들의 불안감을 더 커질 것이다.
8. 영화는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끝난다.
두려움의 대상을 더이상 두려워 하지 않는 것.
우리는 그것을 성장이라 부른다.
부모와 싸우고 때리면서 벗어나고 삐에로도 무서워하지 않는다.
특히 빌은 동생의 모습을 한 삐에로에 속지 않고 오히려 역공을 하는데
장산범의 염정아와 참 다른 행동이다.. 어른보다 애가 더 나은 부분?
9. 하지만 영화는 상당히 길어서,
아 언제 끝나나 벌써 한시간전에 끝나고 2편을 보는 기분이었는데,
끝날때 나온 후속편 예고가 화룡점정이었다.
2편 관객은 분명 1편을 안 본 사람일 것이다.
10. 그래서 제 점수는요. 2/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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